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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힐 작품에 담은 메시지 이 공간에 '이매리 삶의 여정...(광주일보 2014.3.10)
  • posted at: 2014-03-11 11:04:03 by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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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힐 작품에 담은 메시지 이 공간에
‘이매리 삶의 여정에서 만난 세상 - 쉼표와 물음표’전 10∼22일 515갤러리

2014년 03월 10일(월) 00:00
여행은 우리에게 배움을 선물한다. 여행이라는 책장을 넘길 때마다 그 안에서 쉼을 얻고, 또 단단해진다. 작가들도 마찬가지다. 화폭에 변화가 일어나기도 하고, 자신의 작품세계에 대한 확신이 더 굳건해지기도 한다.

‘하이힐 작가’ 이매리씨가 짧지만 긴 여행을 다녀왔다.

이씨가 지난 1월30일부터 2월28일까지 이탈리아 시에나에 있는 시에나 예술학교(Siena Art Institute)의 레지던시 ‘2014 Visiting Artist Program’에 참여했다. 시에나 예술학교는 한 달 단위로 세계 각국 작가들을 초청하는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참여 작가는 각국 큐레이터들에게 추천받은 이들을 대상으로 한 포트폴리오 공모를 통해 선정한다. 그동안 미국과 유럽 작가들이 다녀갔고, 아시아 작가로는 그녀가 처음이다. 2011년 레지던시 작가로 선정된 이씨는 3년간의 준비 끝에 시에나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이씨가 처음으로 참여한 레지던시이기도 하다.

“짧은 시간 동안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시에나는 도시 자체가 중세 시대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박물관과도 같은 곳이었어요. 그 안에 담긴 예술혼들이 아직까지 숨을 내쉬고 있었죠. 건물 하나하나, 문양 하나하나가 모두 예술이었습니다. 순간 ‘이미 시각 예술은 여기에서 끝났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어요.”

하지만 여기에서 넘어져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고, 작업에 집중했다. 그러자 동양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동양을 알려면 서양을 알아야 하고, 서양을 봐야만 동양을 볼 수 있다는 말이 머리를 스쳤다. 리사이클 페이퍼를 활용해 만든 자신의 하이힐 작품에 담고 있는 시간과 기억, 재생과 순환, 그리고 역사와의 소통이라는 메시지를 시에나에서도 발견할 수 있었다.

“우리만이 잘할 수 있는 것, 내 작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어요. 매일 오전 스튜디오에서 작업을 하고, 오후에는 도시 곳곳을 둘러보는 일을 반복했습니다. 학교 내 공간을 비롯해 도시 전체가 제 작품 공간이 됐습니다.”

학교 내 폐쇄된 우물을 비롯해 성당 입구, 도심 골목, 길거리 곳곳에 하이힐 작품을 설치하는 그의 장소 특정형 작품들은 학교 교수는 물론 지역 예술가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 또 학생들과 시민들에게 작품을 설명하는 아티스트 토크, 오픈스튜디오 등의 행사를 열기도 했다. 그러한 경험들은 형식을 갖춘 결과물을 만드는 것보다 작가의 삶과 자신의 시선이 담긴 작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귀결됐다. ‘육체의 눈이 아니라 영혼의 눈으로 작품을 봐야 한다’라는 말이 새삼 생각났다. 선진화된 레지던시의 선물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광주 등 국내에도 수많은 레지던시가 많지만 대부분 형식적이죠. 시에나 레지던시는 학교와 지자체가 정책적으로 지원을 했어요. 스튜디오와 아파트를 제공하고, 작가가 원하면 학교 교과 과정에까지 참여할 수 있도록 배려합니다. 작가 한 명을 데려오더라도 만족하고, 원하는 작업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이죠. 더구나 지역 예술가, 인사들과 관계를 맺으면서 시에나라는 도시에 자연스럽게 동화될 수 있도록 해줬습니다. 곧 광주에도 많은 레지던시 공간이 생길 텐데 뚜렷한 목표와 지원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번 경험은 이씨에게 큰 자양분이 됐다. 앞으로 시에나의 교수, 작가들과 유대관계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어갈 예정이다.

“후배 작가들도 좋은 기회를 얻어 경험을 해봤으면 좋겠습니다. 현실에 안주하지 말고, 끊임없이 세계의 문을 두드리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이씨는 오는 10일부터 22일까지 515갤러리에서 ‘이매리 삶의 여정에서 만난 세상-쉼표와 물음표’전을 연다. 시에나에서의 레지전시 결과물과 작업 과정을 사진형태로 보여주는 아카이브 형태의 전시다. 전시 개막은 10일 오후 7시다. 문의 062-654-3003.

/김경인기자 kk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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