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blog

Information

Exhibition

Performance

Education

Artists

Board

편안한 공간에서 폭넓은 전시… 지역미술계 밑거름 (광주일보. 2013.5.22)
  • posted at: 2013-06-07 17:42:30 by 관리자
  • HIT : 4,493
어느 때보다 미술 시장이 어렵다. 미술계 관계자들은 입버릇처럼 미술관과 갤러리를 찾는 사람들이 줄고, 소장을 위해 작품을 구입하는 컬렉터들을 찾아보기 힘들다고 말한다.

하지만 최근 광주 미술계가 다시 한번 미술 시장 부흥을 꿈꾸며 움틀 거리기 시작했다. 지역에서 만나기 힘든 작가들을 초대해 전시를 열거나 문화시설이 부족한 지역에 새롭게 문을 여는 갤러리들이 그 밑거름이 되고 있다. 광주지역 사설갤러리들이 약진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4월 광주시 동구 동명동에 문을 연 ‘제희(濟喜)갤러리’가 대표적이다. 20여 년 이상 우정을 나눠온 동갑내기 친구 화가 신수정(45)씨와 김진희(45·세광기업 대표)씨가 양옥집을 개조해 만든 이 갤러리는 22일부터 한국화가이자 문학가인 서울대 김병종 교수를 초대해 ‘생명의 노래’전을 개최한다. 전시는 다음달 9일까지다.

‘자연과 생명’의 화가로 불리는 김 교수가 지난 2004년 광주비엔날레 기간 특별전에 참여한 것을 제외하고 광주에서는 최초로 선보이는 개인전이다. 김 교수는 붓 한 자루로 생명에너지를 분출해온 작가다. 지난 30년간 종교적 휴머니즘과 평화 그리고 생명, 서정의 울림을 담은 ‘바보 예수’, ‘생명의 노래’, ‘길 위에서’ 연작을 선보였다. 런던 대영박물관 등이 김 교수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남미, 북아프리카, 네팔 등을 여행하고 돌아와 남도 산수처럼 녹여낸 작품 31점을 선보인다.

제희갤러리는 김 교수에 이어 사진작가인 경일대 구본창 교수를 초대했다. 구 교수는 80년대 중후반 추상화 같은 사진을 선보이며 국내에 현대사진을 정착시킨 작가로 꼽히는 인물이다.

연일 계속되는 전시 일정에 초대 조차 힘든 소위 ‘잘나가는 두 작가’가 제희갤러리에서 전시를 여는 이유는 ‘예술’과 ‘쉼’의 공존이라는 갤러리 오픈 취지가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다. 실제 두 작가는 전시에 앞서 갤러리를 방문했고, 곧장 일정을 쪼갰다고 한다.

제희갤러리 디렉터를 맡고 있는 신수정씨는 “광주지역 갤러리들이 같은 작가의 같은 작품을 전시하는 경향이 강해 일반인들이 다양한 미술을 접하기 힘들다”며 “광주 시민들에게 보다 편안한 공간에서 폭넓은 전시를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광주시 동구 지산동 푸른길에도 작은 공간이 마련됐다. 대인예술시장 프로젝트 총감독을 맡기도 했던 박성현씨가 만든 ‘신시와(瓦)’는 1969년에 지어진 보급형 한옥을 리모델링해 만든 공간이다.

지난 19일부터 열리고 있는 개관전에서는 김근영, 김상연, 박수만, 신양호, 송일근씨 등을 초대해 ‘접화군생의 맘으로 생활을 발견하다’를 주제로 정크아트를 선보이고 있다. 앞으로 ‘주민과 예술가들이 함께 도시 재생을 고민한다’는 목표로 주민 공동체, 공방, 게스트하우스 등을 운영할 계획이다.

광주 근현대 역사와 문화가 숨 쉬고 있는 양림동에도 ‘515갤러리’가 문을 열었다. 이 갤러리는 산업디자인전문회사 (주)마음515 이승찬 대표가 만든 공간이다. 이 대표는 지난 2009년 광주디자인비엔날레 때 ‘규방다담’의 한 세션에 참여한 것을 계기로 미술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갖고, 갤러리 오픈을 준비해왔다.

오는 29일부터 열리는 개관전 ‘the CROSS’에는 회화 한희원·신양호·신수정, 섬유공예 한선주, 사진 안희정, 목공예 한우석, 도자기 김순희씨가 참여한다.

광주시 서구 동천동에도 ‘수아트 갤러리’가 오픈했다. 동천동 인근에 갤러리 등 이렇다할 문화공간이 하나도 없다는 점에서 의미 있다.

지난 20일 ‘빼어날 수(秀)’를 주제로 오픈 한 전시에는 김창렬, 오승윤, 황영성 화백의 작품과 함께 박수근, 김환기, 천경자, 이중섭 화백 등의 판화 작품 21점이 전시되고 있다. 이곳 대표 장양수씨가 그간 모아온 작품들이다.

장 대표는 “동천동 인근에 5000세대의 아파트가 있는데 정작 주민들을 위한 공간이 없어 안타까웠다”고 밝혔다.

/김경인기자 kki@
 
게시글을 twitter로 보내기 게시글을 facebook으로 보내기 게시글을 Me2Day로 보내기 게시글을 요즘으로 보내기